세상에 우연은 없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글을 쓰는 사람이
우연을 바라는 건, 가당치 않은 일이다.

모든 이슈는 치밀해야하며
사건의 간극은 첨예해야하고
기로 띄우고 승으로 놓이며
전으로 펼치고 결로 매듭을 짓는다.
원인이 있기에 명백한 결과가 단락되며
문을 연 이가 있어 닫는 이가 있고
태어났으니, 죽음이 있다.

우연히 만나고
우연히 일어나며
우연히 발생하는,
그런 건 세상에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은
우연을 믿지 않고 바라지 않는다.
전개에 있어서 우연만큼 써먹기 좋은 것은 없지만
글로 그려낸 자신만의 세계에
모든 인과를 해치는 우연을 넣는다는 건
글을 쓰는 사람은 해선 안 되는 일이다.

우연은 그저 멀쩍기 좋은 핑계로 남아야 한다.
우연히 가다가…
우연히 보여서…
우연히 그냥…

사람들이 말하는 그 모든 우연들은
하나의 선택과 마주한 둘의 선택,
셋과 넷,그 이상의 선택들이 모여들어서
우리는 아직 알지 못 하는 세계의 법칙을 따라서-
혹은, 신이라는 존재가 가늠하는 견좌에서
촘촘히 짜여서 맺어낸 결과일 뿐이다.

우연, 같은 건 세상에 없다.
그러니까 우연을 바라지마라.
그럼에도 우연을 바란다면
바라는 우연을 우연이라 부를 수 있도록
우연을 이룰 수 있는 선택과 행동을 해라.

우연한 일은 절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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