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때 쓴 메모

확신이 없다.

될거야, 가 아니라 될까라고 생각하게 됐다.
지금의 나는 자신이 없다. 그래서 확신도 없다.
넌 될 거야, 라는 주변인들의 말에 감사하고 고마워하면서
속으로는, 내 일이 아니라고 말을 참 쉽게 하네, 라는
삐딱하고 날이 선 마음을 자꾸만 먹게 된다.

그들이 보고 알아온 모습은 어디까지나 나의 겉모습이고
치졸하고 비약적인 속내는 나만 알고 있는 모습이니까.
그게 당연한 거다.
그렇기에 호의에 고마워하면서도
오랜시간 점철된 오해에 씁쓸해한다.

나는 결코, 잘 하는 게 아니다.

배가 부르면 졸리니까 끼니를 거르고
빈 속을 커피로 채워가며 쓰린 속을 달래고
난방도 안 되는 강의실에서 홀로 밤을 지새고
딱딱한 의자 몇 개 붙여 새우잠을 청해보고
그러다 새벽녘 찬 이슬에 몸이 굳어 깨어나고
덜덜 떨며 다시 정수기 온수 한 잔으로 몸을 녹이고
겨우 그렇게라도 하고서야 버티고 버텼음에 버텨왔다.

…하지만 결국 나는 여기에 있다.
여기까지인건지, 여기에 있다.

예전에는 지금을 위해 살았다.
지금 재밌으면 됐고 지금 좋아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흔히들 현실이라고 말하는 미래따윈 처음부터 논외였다.
그래서 공부보다 좋아하는 게임을 했고
남을 위하기보다 나부터 먼저 챙기고 생각했으며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그 마음이 무엇보다 우선이었다.

그랬던 나였는데.

지금은 현실을 바라보며 살고있다.
앞으로가 재밌어야하고 내일이 좋다면 오늘쯤이야.

내일의 하루와 오늘 하루의 시간은
누가 가늠하고 재단하더라도 더 적지도 많지도 않은,
같은 가치임에 분명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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