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고, 앉았다.

글을 쓰기 위해서다.
오늘의 글을 쓰기 위해서.
오늘은 무엇을 쓸까.
어떤 글을 쓸까, 잠시 고민을 한다.

스마트폰의 메모앱을 열면, 틈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해 놓은 편린들이 가득하다.
그것들 중에 하나를 복기하며 쓸까싶어 열어보지만, 아닌 거 같다.
그때의 감정이 일어나질 않는다, 동조가 되질 않는다, 공감이 되질 않는다.

내 글은 언제나 어린아이의 붓글씨같다.
가닥없이 이리튀고 저리튀어있다.
언제는 오른쪽인데 언제는 왼쪽이라하고 언제는 위로도 아래로도 팔방으로도 향해있다.
중심이 없고 주체가 없는 글이 태반이며 핀을 꽂듯이 고정되어있지 읺다.
좋게 말하면 자유분방한 글이고 나쁘게 말하면 두서없는 글이다.
기승전결같은 건 고전문학에서나 찾으라지, 할 법할 정도로 차반이다.
차반 중에서도 제일 똥 같은 거, 응 그래 그거. 개차반.

나는 정신병자다.
대부분의 사람이 모르겠지만 한 때 글을 쓰던 닉네임이 마인드 언컨트롤러였던 적도 있다.
정신을 내가 제어를 못 해서 마인드 언컨트롤러.
쉬이 말하자면 그냥 미친놈.
남들이 이해 못 하는 사고를 하는 놈.
그리고 그 사고를 바탕으로 이색한 놈.
하는 행동의 하나부터 열까지 사람들에게 왜, 라는 질문을 받아야하고
질문의 대답이 결국은 그냥, 이 되어버리는 녀석.
그냥이 정말 그냥인 녀석. 논리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모든 대답에 대한 사유가 나라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이상한 녀석.

그럴때마다, 말해주고 싶은 말은
상이하다고 해서 이상한 건 아니라는 대답이지만.
그들의 시선은 여전히 전과 다르지 않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현상이든 무엇이든 배척하는 눈길로 보며 질문을 던지다.
당연히 그 질문에는 답이 이미 정해져 있다.
질문을 받는 당사자의 대답이 중요한 게 아니다. 결국, 그 질문은 왜라는 의문으로 시작해서 이상이라는 결론으로 끝이 난다.
그랬고 그랬으며 그러할 거란 생각이 든다.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웃어 넘겼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다.
나는 남들과 다른 사고를 가진 거 같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다.
남은 나와는 다른 사고를 가진 거 같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다.
남들은 나를 다르다고 생각지 않는다.
남들은 나를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나를 넣어두는 카테고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이라는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
그 놈의 정상이 대체 무엇인지, 멱살을 잡고 따질 정도로 내 배알은 크지 않았다.

과거에는 말이다.

지금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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