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웠는데 잠에 들지 못 한다.
뒤척이는 몸 만큼이나 생각들이 엉켜서
눈을 떴는데 눈을 떠도 보이는 것들이
까맣긴 마찬가지라 의미가 있나싶었다.
1시간쯤 된 것 같다.
자야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눈을 감다가도
왜 자야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눈을 뜬다.
내일은 회사에 가야지.
아침에 운동도 가야지.
그러려면 지금 자야지.
해야 할 일이 있으니 해야지.
서른년을 넘게 살아도
해야하니까 해야하는 건 익숙해지질 않는다.
초등학생때는 그래서 방학이 좋았지만
그래서 방학숙제는 겁나 싫었었다.
글쓰는 건 진짜 재밌는데
언어 시험은 진짜 싫었었다.
뭐,그래도 내 유일한 점수 희망봉이었지만.
해야하니까 하면서 살아가는 삶은 옳은가, 라는 질문을 던진들
애초에 질문의 옳은가 라는 전제가 잘 못 되어있기에
답을 요구하는 것조차 옳지않은 것이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묻는 것에
답을 바라는 것도 답이 아니겠지만
애초에 답인들 답이라 답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