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삶의 끝에 부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기를.
미약한 한 줌의 숨조차 내게 남아있지 않기를.
그렇게 조용히 아는 이 하나없이
스러지고 지는 해와 달, 별처럼 소리없이 남아있지 않기를.
나의 부재에 울어주는 지금이 안녕이더라도
그래서 남을 지 모를 당신에게도 무리없이 남아있지 않기를.
없기를, 부디, 남은 것이.
내 삶이 여기서 끝을 맺어 겨우 점 하나라
아무렇지 않은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더라도
잠시 머무른 이 자리에 무엇도 남아있지 않기를.
울지 말기를.
나를 잃었기에 잊지 못 한다 하더라도
이미 이전의 나는 남아있지 않을테니
부디 마지막 나의 바람이건데, 흩날리지 아니하고
우리와 너의 나로써 내가 당신께.
남아있지 않기를.